
솔직히 저는 울릉도가 '불친절 끝판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아무리 관광지라지만 손님을 골라 받는 식당이 정말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내와 함께 직접 울릉도를 다녀온 후, 뉴스에서 보도된 내용이 과장이 아니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배에서 내려 도동항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을 때 종업원이 가장 먼저 물었던 말이 "몇 명이세요?"였고, "두 명이요"라고 답하자 바로 "안 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혼밥 거부, 정말 존재하는가
울릉도는 2022년 기준 46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으면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취항한 대형 크루즈 뉴씨다오펄호를 필두로, 현재 포항-울릉 항로와 후포-울릉 항로에서 대형 여객선이 운항 중입니다.
저희 부부도 포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탔는데, 약 3시간 정도 소요됐고 생각보다 흔들림이 적어서 멀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배 위에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수평선을 바라보던 순간, 설렘이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배 안에서는 부추전과 막걸리를 즐기며 수평선을 바라보는 여유를 만끽했는데, 배에서 내리자마자 배가 고파서 도동항 근처는 배가 정박하는 주요 지역이라 식당이 밀집해 있었고, 저희도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동항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종업원이 다가와 첫마디로 "몇 명이세요?"라고 물었고, 저희가 "두 명이요"라고 하자 바로 "안 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이미 뉴스 기사를 통해 울릉도 일부 식당에서 1인 또는 2인 손님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알고 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MBC 취재진이 도동항 인근 식당 7곳을 방문했을 때 3곳이 1인 손님을 거부했고, 심지어 기본 4인 이상만 받는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당은 손님이 많을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울릉도 도동항 주변 식당들은 오히려 손님을 가려 받고 있었습니다. 2023년 방송 보도에 따르면(출처: MBC뉴스), 도동항 인근 식당 7곳 중 3곳이 1인 손님을 거부했고, 심지어 2인도 받지 않는 곳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입니다. 울릉도는 하루 평균 4천 명의 관광객이 찾지만, 식당은 290여 곳에 불과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울릉도에는 하루 평균 4천 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지만, 음식점은 290여 곳에 불과합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으로 관광객 수가 지역의 수용 능력을 초과해 발생하는 것 같았습니다, 울릉도가 바로 이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식당 입장에서는 자리를 모두 채울 수 있는 단체 손님을 받는 게 효율적이니, 소수 인원은 거부하는 배짱 영업이 가능해진 겁니다.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의 이유
혼밥 거부 외에도 울릉도에서는 바가지요금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한 관광객은 쌍화차 12잔을 주문했는데 10만 9천 원이 나왔다며 "이게 정말 합당한 가격인지 모르겠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또 다른 여행객은 "관광객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최소한의 서비스도 모르면서 장사를 한다"는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관광지 물가가 비싸다는 건 알지만, 제 경험상 울릉도는 그 정도가 좀 심했습니다.
제 경험상 울릉도 물가는 분명 비쌌습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육지에서 물자를 들여와야 하니 운송비가 추가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식당에서는 이를 넘어선 가격을 책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프리미엄 가격제(Premium Pricing)란 고품질 또는 희소성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을 말하는데, 울릉도 일부 식당은 이를 악용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희가 방문했던 한 식당에서는 메뉴판에 가격이 명시되지 않은 항목이 있었습니다. "시가"라고만 적혀 있어서 주문 전에 가격을 물어봤는데, 그제야 알려주는데 1kg에 250,000원이라고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운영을 해서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는데 가격도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체감상으로 느끼는 여행지의 음식가격이 상당히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숙박업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울릉도에는 280여 개의 숙박업소가 있지만, 수용 규모는 7천500명 정도입니다. 성수기에는 하루 8천 명 정도가 방문하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비수기와 성수기 가격 차이도 커서 관광객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저희도 숙소를 예약할 때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섬 지역은 물가가 비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울릉도는 서비스 질에 비해 가격이 과도하게 높았습니다.
저희는 도동항에서 발길을 돌려 저동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혼밥 가능'이라는 간판이 여러 곳에 보였고, 실제로 한 식당에 들어가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도동항 근처에서 크게 식당 하시는 분들이 울릉도 이미지를 다 망쳐놨다고 식당 사장님은 말을 했고, 요즘에는 혼자 여행 오는 분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을 했습니다.
'혼밥 가능' 간판이 많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요즘엔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게 일상이 됐지만, 혼자 여행하는 것도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울릉도를 혼자 찾는 여행객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저동 지역 식당 업주들은 울릉읍 도동리 일대 대형 식당과 달리 대부분 혼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업주는 "수십 년 식당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려 노력하는데, 일부 식당 때문에 울릉도 전체가 불친절하다는 낙인이 찍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저도 이 말을 듣고 나니 복잡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분명 지역마다, 식당마다 차이가 있는데 일괄적으로 매도되는 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하는 울릉도, 앞으로의 과제
논란이 커지자 울릉군과 상인들이 개선에 나섰습니다. '1인 식사 메뉴'를 표시하고, '친절 매뉴얼'을 만들어 서비스 질을 높이기로 한 것입니다. 울릉군은 식당 주인들을 대상으로 친절 교육을 실시하며, 1인 손님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민간감시원의 전문성을 향상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울릉도는 2028년 울릉공항 개항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항이 생기면 서울에서도 비행기로 바로 갈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공항 개항 후 관광객이 100만 명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현재의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울릉도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식당과 숙박업소 확충: 외부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 바가지요금 근절: 가격 투명화와 모니터링 강화가 시급합니다.
- 친절 서비스 정착: 지속적인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저희 부부는 울릉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주도라는 섬도 처음에 바가지요금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바가지요금으로 내국인 관광객에게 외면받는 섬이 되었습니다. 울릉도가 제주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상인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울릉도라는 섬 자체는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에메랄드빛 바다, 깎아지른 절벽, 신선한 해산물까지. 하지만 그 매력이 서비스 불친절과 바가지요금으로 퇴색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상인들이 먼저 변화하면 관광객의 인식도 바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울릉도는 정말 '로망의 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겁니다. 울릉도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섬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