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 부부가 제주도에서 고기국수 한 그릇에 13,000원을 내고 나왔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7,000원대였던 서민 음식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죠. 최근 "제주 갈 돈으로 일본 간다"는 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두 곳의 여행 경비를 비교해 보니 항공권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제가 직접 두 곳을 여행하며 느낀 물가 차이와 함께, 구체적인 비용 비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항공권과 숙박비, 실제 차이는 얼마나 될까
여행 경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23년 10월 기준 인천-오사카 왕복 항공권 최저가는 약 33만 원대였고, 김포-제주 왕복은 약 13만 원대로 일본 항공권이 2~3배 높았습니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항공권 자체의 가격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항공편 소요 시간입니다. 제주까지 약 1시간, 오사카까지 약 2시간으로 비행시간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 저에게는 일본행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숙박비는 더욱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제주의 5성급 호텔은 비성수기 기준 1박당 10만 원 후반에서 30만 원 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성수기에는 이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어오릅니다. 실제로 한 호텔의 경우 8월 초 60만 원이었던 객실이 10월에는 30만 원대로 하락했죠. 일본 도쿄의 고급 호텔 평균 객실 단가는 2023년 상반기 기준 약 41만 6천 원으로, 뉴욕이나 런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하지만 오사카 등 지방 도시의 5성급 호텔은 여전히 2~30만 원대에서 예약 가능해, 제주 성수기 숙박비와 비교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입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 본 결과, 성수기를 피한다면 숙박비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제주도의 경우 성수기 바가지 물가(seasonal pricing)가 일본보다 훨씬 심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성수기와 비성수기 때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성수기 때 오히려 가격을 저렴하게 해서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운영하는데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주도는 가격 변동폭이 100%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저도 엄청난 부담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여행을 하면서 하룻밤 숙박을 하는데 이렇게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고, 이 정도의 비용이면 여행하면서 더 맛있는 음식이나 더 좋은 곳을 볼 수 있는데 단지 잠자는데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비 비교, 고기국수 13,000원 vs 일본 라멘 1,000엔
제주도 물가에 대한 불만이 가장 집중되는 부분이 바로 먹거리입니다. 제주여행 불만족 이유로 고물가를 꼽은 관광객 비율이 2014년 29%에서 2022년 53%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주로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는 편인데도 제주도 식비는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고기국수가 대표적입니다. 고기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주고 그 위에 고기 몇 점 올려주는 단순한 구성인데, 가격이 13,000원까지 올랐습니다. 반찬도 김치와 깍두기 정도가 전부인 음식이 이 가격이라니, 제주도 여행하면서 가볍게 먹을 수 있었고 제주도를 대표하는 서민 음식이었는데 이제는 정체성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제주 흑돼지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돼지고기가 평균 600g에 39,900원 정도인데, 제주도는 기본 50,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제주도 전역이 거의 이 수준이어서,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두 명이 먹기에도 600g은 부족해서 추가 주문이 불가피한데, 만약 3~4명이면 음식값만 15만 원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내는 고기 잡냄새를 못 참는 편인데 제주 흑돼지는 전혀 냄새가 안 난다며 좋아했지만, 이 가격이라면 자주 먹기는 어렵다고 말을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먹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즐거움을 찾을 수가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반면 일본 현지 음식은 가성비가 훨씬 좋았습니다. 제가 오사카 시내 중심가에서 식사할 때도 대부분 한 메뉴당 1만 원 이하였고, 라멘 한 그릇이 보통 8000원~9,000원 수준이었습니다. 100엔 회전초밥집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었죠. 제주의 해산물 요리와 비교해 보면 더욱 차이가 명확합니다.
- 제주 전복 토종닭: 85,000원 (1인 기준 약 42,500원)
- 제주 갈치 한상차림: 98,000원 (2인 기준)
- 일본 초밥 정식: 18,000원
- 일본 이자카야 세트: 27,000원
| 항목 | 제주도 물가 | 일본 물가 |
| 면 요리 | 고기국수 13,000원 | 라멘 850~950엔 (약 8천원~9천원) |
| 돼지고기(600g) | 흑돼지 50,000원 이상 | 현지 구이 전문점 1인분 1~2만 원대 |
| 고급 메뉴 | 갈치조림/전복닭 8~10만 원대 | 스시/이자카야 세트 2~3만 원대 |
물론 일본에도 유명 레스토랑은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고, 1인당 8,000엔의 예약 대행료를 받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식당 물가만 놓고 보면 일본이 제주보다 합리적이라는 게 제 솔직한 판단입니다.
가성비 따지면 일본이 유리한 이유
제주도 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8월 이후 3년 만에 12% 이상 상승했습니다. 특히 관광지 주변 먹거리와 렌터카 비용의 등락이 심해 여행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통갈치 한 마리 조림 14만 원" 사례는 제주 물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강화시켰죠. 가격 대비 만족도(가성비)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주도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 역대급 엔저 효과로 실질 구매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2023년 7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60만 명을 돌파했고,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이 한국인일 정도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일본 여행 예약률이 오히려 33% 증가한 것은, 경제적 합리성이 다른 요인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 여행객은 "고물가 시대에 점심값이 1만 원을 훌쩍 넘는 국내보다, 일본 번화가에서 1만 원이면 한 끼 해결되고 다이소에서 1,000엔이면 충분히 쇼핑할 수 있다"며 일본행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제가 실제로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도 비슷합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는 것 외에는 제주도와 비교해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번역기만 있으면 의사소통은 해결되고, 외국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만 있다면 오히려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일본의 생활방식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지금으로서는 일본이 더 나은 선택지라는 게 제 솔직한 의견입니다.
제주도는 이러한 위기를 인식하고 내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에 힘쓰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 카름스테이' 특별 기획전을 9~10월 두 달간 운영하며, 한적한 마을에서 체류형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광 성수기를 피해 늦휴가를 떠나려는 이들을 위한 전략인데,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바가지 물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주 갈 바엔 일본 간다'는 인식을 바꾸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국 항공권 가격을 제외하면 제주와 일본의 여행 경비는 비슷하거나 일본이 오히려 저렴한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20~30대가 중시하는 가성비 측면에서 일본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죠. 제주도가 다시 국내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물가 안정과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아내가 좋아하는 제주도를 다시 찾고 싶지만, 지금처럼 비싼 물가가 계속된다면 다음 여행지는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