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는 불편한 순간이 있습니다. 저 역시 제주도 여행 중 선인장 군락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정자 기둥에 중국어로 낙서를 해놓고, 심지어 난간을 넘어 선인장을 짓밟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주변에는 중국어로 된 쓰레기가 흩어져 있었고, 그 순간 저는 정말 말문이 막혔습니다. 2017년 세계 최대 호텔 예약 업체 호텔스닷컴이 발표한 최악의 해외 관광객 순위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의 무분별한 훼손 행위와 민폐 현장
중국 내 문화재 훼손 사례를 보면 그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허난성 소림사는 중국 국가 5A급 관광명소이자 전국 주요 문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여기서 5A급이란 중국 정부가 관광지를 평가하는 최고 등급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우리나라의 명승지 1호급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10대 소년이 석판에 그림을 그리고, 관광객들이 대나무에 '우리 사랑 영원하자' 같은 낙서를 새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례는 간쑤 성 장예시 단샤지질공원입니다. 이곳은 세계자연유산으로 200만 년 이상의 지질 변화를 간직한 곳인데, 중국인 관광객 4명이 맨발로 들어가 모래를 파헤쳤습니다. 이들은 '내가 6천 년을 파괴했다'라고 외치며 동영상까지 찍어 자랑했습니다. 장쑤 위성 방송은 "한 걸음만 걸어도 회복하는데 60년이 걸리는 곳"이라고 보도했는데, 지질학적 복원력(geological resilience)이란 바로 이런 자연 지형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토양이야 몇 년이면 회복되지만,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지층은 한 번 훼손되면 사실상 영구적인 손상입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 이집트 룩소르신전의 3000년 된 부조 문화재에 중국어로 '○○○ 왔다감'이라는 낙서가 발견됐습니다(출처: 문화재청). 범인은 15세 중국인 남학생으로 밝혀졌고, 신상까지 털리면서 중국 외교부가 공식 사과하는 사태로 번졌습니다. 저는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문화재 보존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저희 부부는 제주도 여행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찾는 편인데, 갈 때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비매너 행위를 목격하곤 합니다. 성산일출봉에서는 담장을 넘어 풀숲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봤고,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흙속에 파묻는 행동을 봤습니다. 이런 비매너 행동을 제지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큰소리로 싸움을 하려고 달려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느 무인 카페에서는 중국인 40명이 다녀가고도 단 7,000원만 남기고 간 사례도 알려졌습니다. 무인 결제 시스템(unmanned payment system)이란 직원 없이 고객 스스로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인데, 이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양심 없는 행동이 더 문제입니다.
제주도에서 직접 목격한 민폐 현장
저희가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를 방문했을 때는 더 심각했습니다. 그곳은 데크길이 잘 조성돼 있고 중간에 정자도 있어서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인데, 정자 기둥에는 칼로 긁은 듯한 온갖 중국어 낙서가 있었습니다. 난간을 넘어 선인장 군락지로 들어가 선인장을 꺾고 밟아놓은 흔적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주변에는 중국어로 된 과자 봉지와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고, 저는 그 순간 정말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주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메뉴 중에 선인장으로 만든 주스를 마셨는데 새콤달콤해서 정말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손님이 많지 않은 한낮의 한가한 시간이라서 카페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중국인들이 한 번 지나가면 쓰레기와 담배꽁초, 침 자국, 바닥 낙서를 발견할 수 있다"며 "이곳에서 심지어 선인장 군락지에 들어가서 용변을 보는 중국인들을 봤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요즘 제주도가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국내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몰상식한 행동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여러 나라를 여행해 봤지만, 이 정도로 기본 매너가 없는 관광객 집단을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민폐 행동을 분석해 보면 몇 가지 패턴이 보입니다. 우선 공공장소에서의 행동 규범(public conduct norm)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공공 행동 규범이란 사회 구성원이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암묵적 또는 명시적 행동 기준을 말하는데, 중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에 비해 시민 의식 교육이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와이프와 제주도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중국인 여행객들이 술에 취해 소리 지르며 싸우는 모습도 봤습니다. 한쪽에서는 구토하고,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고, 무단횡단하는 등 각종 비매너 행동을 다 하는 것 같았습니다. 와이프는 저에게 "다른 나라에 여행 와서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며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말을 했었습니다.
실제로 중국 항저우의 핑크뮬리 공원은 개장 사흘 만에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식물을 밟고 뽑아 훼손시켰습니다. 중국 당국도 "해외 관광객들에게 문화재 보호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주요 민폐 행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문화재 및 자연 유산에 무분별한 낙서를 하거나 출입 금지 구역에 침입해 훼손하는 행위
- 무인 시스템을 악용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흡연·용변을 보는 행위
-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거나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 사진 촬영을 위해 식물·시설물을 훼손하고 안전 규정을 무시하는 행위
개선 가능성과 우리의 대응
물론 모든 중국인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한 사례만 봐도 상당수가 비슷한 패턴을 보였고, 이는 단순히 개인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보입니다. 관광 윤리 교육(tourism ethics education)이란 관광객이 여행지에서 지켜야 할 환경·문화·사회적 책임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저는 개인적으로 지나친 혐오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이미지는 중국인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 카페 사장님처럼 피해를 보는 분들을 보면, 이건 단순히 문화 차이로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일부 관광지에서는 중국어로 된 안내문을 따로 제작하거나, 중국인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앞으로도 제주도를 계속 찾을 생각입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런 행동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유산이 점점 더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걱정됩니다. 여행은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우는 과정이어야 하는데, 자기중심적인 행동으로 흔적만 남기고 가는 건 여행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은 여행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 강화와 함께, 우리 역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2399